[티브이데일리 조현민의 호크아이] 이른 나이에 모델로 연예계에 뛰어들어 훤칠한 몸매와 조각 같은 용모로 단숨에 대중의 눈을 사로잡으며 비교적 탄탄하게 걸어온 차승원(43)은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서 주연으로 성공한 뒤 지금까지 승승가도를 달려왔다. 스타덤에 오른 후 오늘날까지 구설수 하나 없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리고 성실한 배우로서 깔끔한 이미지를 잘 지켜온 그이지만 일찍이 낳은 아들 노아 씨(24) 때문에 본의 아니게 데뷔 후 처음으로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다.

프로게이머로 활동해온 노아 씨는 지난 3월 대마초 흡연으로 소속 팀에서 하차한 뒤 이번에는 여고생 성폭행 사건으로 피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홍창)는 고등학생인 A 양(18)이 노아 씨의 할아버지 소유의 별장 및 오피스텔에 감금돼 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A양의 법률대리인 측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을 통해 노아 씨가 수차례 성폭행과 협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엔 노아 씨의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법 위반' '위력에 의한 납치 및 감금' '특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야간 흉기 폭행 협박)' '현주건조물 방화' '성폭력 행위'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은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자 차승원은 비교적 발 빠르게 3일 밤 자신의 SNS 계정에 "배우 차승원이기 이전에 훌륭하지 못한 아버지로서 먼저 가슴 깊이 사죄드립니다"라며 무조건 사과의 현명한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모든 진위 여부를 떠나 현재의 논란이 된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며 통탄하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자식도 중요하지만 배우로서 그의 현재 처신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점에 대해서 그는 냉정하고 차분했다. 현재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에 출연 중인 그는 크랭크업(촬영끝)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과는 관계없이 나머지 촬영 스케줄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중순께 촬영이 끝나고 차승원은 다음 주부터 약 2회 차 분량의 촬영이 있기 때문에 영화 관계자 및 제작사의 스케줄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 약속한대로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차승원 등의 주연급 배우들의 경우 한 작품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결코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갖는 게 관행이기 때문에 노아 씨 문제 수습 혹은 아버지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문직업인으로서 자신의 개인적인 사정과는 별개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는 한 두 명의 스태프가 일하는 게 아니고 그 촬영과 개봉 혹은 방송 일정이 빠듯하게 정해져있기 마련이어서 주연배우 한 명의 개인사정에 의해 100 명이 넘는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노아 씨 문제에 관해 차승원이 취해야 할 태도, 그리고 대국민적 자세는 어떤 게 바람직할까? 현재 그가 대처하는 법은 긍정적일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했다. 아무리 차승원이 자신과 아들의 인격체가 제각각이라고 변명하더라도 노아 씨가 그의 뱃속에서 나왔음을, 그의 피와 DNA를 타고 나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물론 범죄자의 아들이 범죄자가 되고 범죄자의 아버지가 전과자였으리란 공식은 없지만 부모와 자식의 연관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자식은 부모를 닮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달라도 그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어딘가 닮은 구석은 분명히 존재한다.

더 나아가 가장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자식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교육방식은 중요하다. 아버지가 자식을 어떻게 교육했는가도 중요하지만 아예 교육을 잘 시키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 측면에서 차승원은 자신의 불순한 DNA를 노아 씨에게 물려줬거나 그게 아니라면 교육을 안 시킨 것이다. 잘 못 시키는 것도 잘못됐지만 안 시키는 것은 더욱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재빠른 사과의 방식은 적절해 보인다. 만약 그가 노아 씨의 피소 사실이 행여 언론에 의해 알려지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요행수에 기대 조용히 지내다가 불행하게도 언론에 의해 까발려진 뒤 못이기는 척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는 상당히 비겁한 모습으로 비쳐졌고 이미지가 많이 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면 돌파 방식을 선택했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식의 솔직담백한 논리 아래 기왕 인정할 것 한시라도 빨리 인정하고 빨리 매 맞은 뒤 빨리 회복하자는 뚝심으로 판도라의 상자의 뚜껑을 스스로 먼저 연 셈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노아 씨는 한국 나이 스물다섯의 어엿한 성인이므로 그의 행위와 이상에 아버지의 영향이 있다고 핑계대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미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의 가치기준이 들어섰을 법한 나이의 노아 씨가 '아버지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내가 이렇게 됐다'라는 핑계를 댈 수는 없다. 만약 그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그의 그릇된 성윤리이고 비뚤어진 성욕의 배출방법에 기인한 것이지 아버지와는 별개문제다.

그는 이미 5개월 전 대마초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물론 대마초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각계각층에서 논란이 많다. 하지만 엄연히 현행법상 대마초 흡연은 불법이다. 악법도 법이라고 했다. 다수의 약속으로 불법이라 규정했다면 어기지 말아야 하고 그 법의 적법성 여부에 문제가 있다면 헌법재판소에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다. 그 전에는 지켜야 한다.

만약 그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는 도덕적 안전장치가 허술한 정신세계에 갇혀 사는 '꼬맹이'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일찍이 유명 스타의 자식으로 태어나 남들보다 부유한 집안에서 스타의 자식으로서 스타 대접을 받으며 '황태자'처럼 자라온 그이기에 비뚤어진 사회관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직 여러 면에서 연약한 여고생을 마치 수족처럼 부려도 되는 노리갯감으로 봤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 물론 혐의 내용이 사실일 경우에 한해서다.

이에 대해서 차승원은 그의 말 그대로 도덕적인 책임은 져야 한다. 왜냐면 그는 영화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등을 통해 전국의 수천만 관객을 웃겼으며 그 이외 다수의 작품들을 통해 대중의 눈을 즐겁게 해준 점 등은 분명히 대중에게 자신을 희생해 행복을 안겨준 것은 맞지만 그에 전념하느라 자식교육에 자칫 소홀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아이러니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말단직원이 실수하면 해당 부서장이 경질당하고, 군대에서 병사가 사고를 치면 역시 부대장이 징계를 받는다. 만약 경찰간부가 큰 사고를 친다면 경찰청장이 옷을 벗어야 한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의 부족한 자식교육과 관리감독 소홀은 그에 따른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 그건 법과는 별개다. 비록 노아 씨가 스물다섯 살의 어엿한 성인이라고는 하지만 그 나이가 되도록 인격형성을 제대로 하게끔 올바른 교육을 베풀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차승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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