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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권진영 왕국”…이선희‧이승기, 속수무책이었던 까닭 [연예다트]

2022. 11.24. 05:59:37

☞기사 내용 요약

“대표가 왕?”…영세 기획사 맹점 화두
수장 성향 차치한 구조 문제 ‘지적’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2002년 설립된 후크엔터테인먼트는 한국 거물 디바 이선희를 대표 아티스트로 내세워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현 권진영 대표는 애초 이선희 매니저로 업계에 발을 담그며 세를 불려 나갔고, 수 십 년 간 부동산업에도 손을 대며 각고의 방식으로 회사 브랜드네임을 키웠다.

규모 면에서는 연매출 수 백 억 가량의 중소기업이지만 청출어람 이승기, 은사 격인 이선희를 등에 업은 채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은 것은 비단 운만의 영역은 아니었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직원들의 노고가 더해진 결과였음은 자명하다. 연예계는 일종의 이미지 산업의 일환이기에 재무 구조와 또 다른 차원에서, 후크는 적어도 한국 엔터테인먼트 중 탄탄한 의리 집합체로 통했다.

아티스트의 재능과 스타성은 일차적으로 소속사에 큰돈을 벌어다주는 물꼬다. 한편으로 평범했던 아티스트를 더 크게 만드는 미다스의 손 역시 실존하는 개념이다. 매니저가 잘 나가는 스타의 한낱 심부름꾼이라는 통설은 옛말. 실제로 매니저의 시작은 스타의 모든 발을 닦아주다시피 케어를 전담하겠다는 각오로부터 비롯되며, 그들이 성장해 스타의 미래를 전망‧경영하는 CEO가 된다. 그런 면에서 권 대표는 화통하고 결단력 좋은 의리파로 통했고, 20년 넘게 이선희, 이승기를 품은 수장으로 군림 가능했다.

현재 알려진 낯부끄러운 갑질 추문들과 별개로, 권 대표의 공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에겐 분명, 비즈니스를 통해 스타가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혜안이 존재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그는 누구도 건드리기 힘든, 배포 큰 여장부”라고 입을 모아왔다.



권 대표, 왜 후크 서열 1위였나
부동산 안목, 이선희‧이승기 진압한 채찍?


하지만 이승기 음원 수익 0원 정산 설에 더불어, 디스패치가 공개한 권 대표 ‘갑질’ 녹취록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황’이 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애초 유순하고 선한 성정으로 알려진 이선희 손을 붙잡은 권 대표는 이전엔 이선희의 강력한 보완재였을 터. 권 대표의 다수 매체 인터뷰를 살펴보면, 이선희가 이승기를 픽업한 이후 세 사람은 운명 공동체처럼 훗날의 대성공을 기약하기도 했다.

어느 덧 세월이 흘렀고 시나브로 권력, 재력을 손에 쥔 권 대표도 변했다. 오늘(23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그의 갑질은 다만 편집된 것이라 보기엔 무척 폭압적이다. 더군다나 명품 브랜드 쇼핑을 즐겼다는 그가 안면도 없는 백화점 직원들에게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였다는 내용은, 권 대표가 지금껏 영세업체인 후크 내부에서 무소불위 권력자로 군림해왔다는 추정과 일맥상통하는 물증이다.

통상적으로 잡코리아, 잡플래닛 등 기업 평가에는 “수 십 명 혹은 5인 이하 사업장, 가족 기업 등은 1인 대표의 입맛대로 흘러간다”는 통설이 지배적으로 회자됐다. 유사한 맥락에서 후크 역시 의리파 가족기업 이미지로 포장된 것과 별개로, 수 십 년 세월 속에서 권 대표의 위세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 성향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권 대표가 부동산을 보는 안목이 탁월해 건물을 여러 채 매입해 소속사 자산을 불렸다는 점이 일차적으로 모든 직원의 입을 막는 수단이었을 터. 무엇보다 직원 수나 규모가 작은 회사 정황상, 설립자인 수장의 입김이 커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자명한 문제다.



후크, 권진영 왕국 변질
이선희 책임론 무의미
젊은 피 이승기가 나섰다


같은 날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또한 디스패치 보도에 힘을 싣는 주장을 펼쳤다. 내용인즉 이선희 역시 내부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는 것. 권 대표 개인 심부름을 이선희가 대신 해주는 경우도 있었으며, 후크 압수수색 이후에도 이선희는 이를 뒤늦게 알게 됐다고. 국민 가수 이선희 서열 또한 권 대표를 넘어서지 못했고, 두 사람 사이도 현재 소원하다는 것이 이 씨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승기 18년 노예계약 설에 관련해 이선희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일련의 보도, 증언에 따르자면 아티스트들은 다만 대표에게 휘둘리는 일개 직원 위치였다. 가령 권 대표가 매니저에게 “노선 잘 타라”라는 문자를 보낸 내역이야말로, 그가 국민 연예인 반열에 오른 아티스트들과 기싸움까지 서슴지 않는 독불장군 성향임을 알게 한다.

18년 간 가요계 수익을 정산 받지 못했다는 이승기는 올해 86년생으로, 후크 내부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피다. 이 모든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승기는 권 대표를 상대로 긴 시간 인내하며 개선 가능성을 살폈을 테다. 그러므로 이승기가 최근 후크에게 보낸 내용증명은 “(권 대표와 나의 관계는) 다 틀렸다”는 포기이자 최종 손절 선언으로도 비춰진다. 이적, 독립 또한 실상 시간 문제로 비춰지는 까닭이다. 실상 그간 18년 함께 해 온 의리도 무색해졌으며, 이제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계약 부당함에 관한 공증”이 됐다.

이미 이승기 팬덤은 사옥 앞에서 트럭 전광판을 통한 권 대표 사임 촉구 시위를 시작했다. 대중 또한 이승기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후크 직원들 간 누적된 감정과 관계성의 내막이야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향후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될 대한민국 노사계약법은 많은 것을 알려줄 수도 있다.

와신상담해온 이승기를 상대로, 권 대표는 얼마나 정정당당한가. 그는 “법적으로 다뤄질 여지”를 언급하며 시간을 끌지만, 하릴없는 진실 공방은 예고됐다. 국민 대다수가 노무자였던 이승기의 억울함에 동조하며 ‘을’ 처지에 감정이입을 하는 현 시점, 백화점까지 돌아다니며 일상 속 쌓인 분노를 터뜨렸다는 권 대표는 현 시각 어떤 정리를 하고 있을까. 이 와중에도 그는 여전히 이승기를 죽여 버리고 싶을 따름인가.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후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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