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백패커2'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소방관의 열악한 환경을 조명하며 대중의 공분을 산 것. 밤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소방관들을 향한 '백패커2'의 따스한 시선이 시청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6월 3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백패커2'에서는 전국 화재 출동 1위를 자랑하는 화성소방서로 출장을 간 요리단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곳 화성소방서의 소방 대원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 울리는 알람과 함께 25kg의 진압복을 입고 출동, 무려 1000℃의 화마와 매번 싸우고 있었다. 의뢰인인 소방서 센터장은 "폭염 속에서 고생하는 대원들을 위해 110인분의 보양식을 부탁드리고 싶다"라고 의뢰했고, 메뉴 신청을 받던 멤버들은 통영에서 가져온 장어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하지만 막상 주방에 도착한 멤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반 급식소보다 못한 열악한 환경의 주방이 이들을 반겼기 때문. 국을 끓이는 화구를 제외하면 요리를 위한 화구는 3개가 전부였고, 심지어 하나는 부족한 화력으로 힘든 여정을 예감케 했다. 110인분 밥의 취사도 취반기가 아닌 두 개의 작은 전기밥솥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백종원을 더 놀라게 한 건 활동량이 많은 대원들이 먹는 것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식단. 일반적인 활동을 하는 이라면 부족함이 없겠지만 하루 종일 뛰어다니는 소방 대원들에겐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영양사가 "한 끼 단가가 4000원으로 고정되어 있다"라고 설명하자, 백종원은 "죄송하면서도 찡하다. 노동 강도가 센 분들이 드시기엔 급식이 너무 열악하다"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대두되던 주제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최춘식 의원은 "소방관 한 끼 평균 단가는 4187원 정도로 서울시 결식아동 급식 단가인 6000원보다 적다. 심지어 가장 낮은 곳의 급식 단가는 2500원(울산)이다"라며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백패커2'는 소방 대원들의 열악한 환경을 조명하며 대중의 시선을 이곳으로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 댓글을 통해 "대원들의 한 끼 단가가 예상보다 낮다" "요즘 학교 급식의 단가도 저것보단 높다" "물가는 상승했는데 식사 단가가 그대로인 게 말이 안 된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중이며, 이중 일부 누리꾼들은 국민 청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과연 '백패커2'가 보여준 작은 발걸음이 커다란 변화의 씨앗이 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백패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