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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폼 돌아온 하정우, 이야기 부실공사의 아쉬운 뒷맛 [씨네뷰]

2025. 02.05. 08:00:00

브로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하정우의 폼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하정우의 날 것의 연기가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다만 그 활약이 무색하게 기초 공사에 실패한 이야기가 아쉬운 뒷맛으로 남는 ‘브로큰’이다.

5일 개봉된 영화 ‘브로큰’(감독 김진황)은 시체로 돌아온 동생과 사라진 그의 아내, 사건을 예견한 베스트셀러 소설까지, 모든 것이 얽혀버린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가는 민태의 분노의 추적을 그린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선 이번 영화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민태를 연기한 하정우다.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들’ ‘추격자’ ‘비스티 보이즈’ 등 그의 초창기 작품들을 보는 듯한 날 것 그대로의 연기로 민태를 그려낸 하정우다.

하정우는 초반부터 동생 석태(박종훈)에 대한 삐뚤어진 애정과 결여된 사회성, 그 이면에 도사리는 잔인한 폭력성 등 민태의 여러 레이어를 날 것의 연기로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특히 기본적으로 무정한 얼굴 속에 순간적으로 솟구치는 감정들을 찰나의 표정으로 표현하는, 그야말로 연기 볼 맛 나는 하정우의 연기가 몰입을 더하기도 한다.

쇠파이프로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후반부 민태의 액션신 역시 하정우의 무게감 있는 연기와 만나 압도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근 몇 년 간 출연했던 영화 중 가장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하정우지만, 영화의 여러 미흡한 부분이 이를 빛바래게 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특히 민태와 더불어 영화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호령(김남길)과 그가 쓴 소설 ‘야행’ 대한 설계부터가 잘못됐다.

중요 부분을 담당하고 맥거핀이라고 감안하고 봐도 이야기의 뼈대가 너무나도 허술하다. 호령이 왜 석태의 아내 문영을 쫓는지, 그래서 ‘야행’은 이번 살인 사건과 무슨 연관인지 서사의 중요 연결고리가 듬성듬성 잘려나가 좀처럼 이야기와 인물의 감정선을 단번에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해해 보려고 생각을 거듭하다가 되려 영화에 대한 집중도와 몰입감이 깨지면서 감흥도 함께 떨어져 나간다.

민태에 들인 공만큼이나 호령과 ‘야행’에도 공을 들였다면 이 정도로 이야기가 힘을 잃고 삐걱대지 않았을 텐데라는 아쉬움만 커진다. 호령 역을 맡은 김남길의 연기도 이러한 부실 설계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폼 돌아온 하정우를 오랜만에 볼 수 있다는 점은 높이 사지만, 서사의 부실한 설계가 반쪽짜리 완성도로 이어졌다. 속편을 암시하는 엔딩이지만, 글쎄 이래 가지고 속편이 만들어질 수 있을지 의문만 남는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브로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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