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여왕의 집' 제작진이 국공립 유치원 폄하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2일 KBS2 일일드라마 '여왕의 집'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지적하신 '여왕의 집' 1회 일부 대사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우선 사과의 말씀드린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방송된 '여왕의 집' 1회에서는 재벌가 손주가 유괴된 상황 속, 노숙자(이보희)가 최자영(이상숙)에게 "돈도 많은 재벌 집에서 국공립 유치원을 보냅니까"라며 "비싼 사립 유치원에 보냈으면 이런 사달은 안 났다"라고 전해 논란이 됐다.

방송 이후 '여왕의 집' 시청자게시판에는 "유괴당한 게 공립 때문이라고 하는 대사가 정말 어이없다"는 뉘앙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는 "국공립유치원 보내 유괴당한 설정과 대사에 매우 유감"이라는 성명을 내고 "국공립 유치원의 안전성과 교육적 가치를 폄하하고 공교육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일수록 그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며 "'값싼 선택'이라는 왜곡된 인식으로 묘사하는 설정은 유아 공교육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여왕의 집'의 기획의도에서 '진짜 집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재발 방지 대책,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감, 섬세한 검토를 요청하는 바"라고 주장했다.

KBS '여왕의 집' 시청자 게시판

이에 '여왕의 집' 측도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주인공 강재인이 아들 은호를 국공립 유치원에 보낸다는 극 중 설정은 그만큼 국공립 유치원을 신뢰한다는 맥락도 있으며,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비하 의도가 없었다"라며 "방송 후 해당 대사가 국공립 유치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공교육 신뢰를 해친다는 우려가 제기돼, 현재 모든 매체에서 '여왕의 집' 1회 다시 보기가 중단됐다"라고 사과했다.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과 국공립유치원 종사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앞으로 제작진은 콘텐츠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숙고하며 향후 콘텐츠 제작 시 공교육과 교육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한편, '여왕의 집'은 완벽한 삶이라고 굳게 믿었던 여자가 인생을 송두리째 강탈당한 뒤 벌이는 인생 탈환 복수극이다. 지난 4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했으며 총 100부작으로 구성된 일일드라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2 '여왕의 집', 시청자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