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꼬꼬무'에서 교도소 수감자들의 정신 질환 진단 및 치료, 출소 후 관리를 위한 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2일 밤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아귀의 전쟁 – 2016 서울 총격 테러사건'이라는 주제로 그날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016년 헬멧을 쓰고 방탄 조끼를 입은 40대 남성이 거리 한복판에서 노인을 망치로 무참히 가격한 후, 오패산 터널 옆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과 다수의 시민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재판을 통해 성병대는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사회로부터의 영원히 격리했다고 해서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성병대는 과거 성범죄로 수감 당시 조현병 등을 진단받았다. 또한 당시 교도소에 함께 수감됐던 사람은 "얼굴 공개된 거 보고 놀랐다. 입만 열면 죽인다고 했다. 나가면 경찰관들을 죽인다고 했다"고 증언, 성병대의 망상이 오랜 전부터 계속 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성병대가 오패산 터널 테러 사건으로 조사를 받을 때 심리 검사를 모두 거부했다. 심리 검사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경찰에 의해 억울한 누명을 씌웠다는 자신의 주장에 오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병대 뿐만 아니라 특별한 문제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 수감자에게 정신 질환이 있어도 별다른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로 인해 방치된 수감자들이 출소 후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를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근무 중인 주소연 정신과 의사는 "수용질서에 문제를 일으킬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저희가 강제 치료할 수 있는 법적인 증거가 없다. 정신건강 전문가가 정신 질환이 의심된다고 선별하고 진단 절차를 거치고 치료를 유지하고 출소 시 연계해 줘야 가능할 텐데 그런 체계가 전무하다.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을 일으키지 않는 한 그냥 정신질환자로 분류되지 않고 출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6년 강남역 인근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김씨, 2019년 경남 진주에서 아파트 주민들을 살해한 안인득, 2023년 분당 서현역에서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최원종의 공통점은 정신질환이 아니다. 스스로 치료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현재 약 7만 명이 수용자 중 정신질환 범죄자는 약 7000명이다. 그 중 중증정신질환자의 비율은 47%였고, 이마저도 해마다 늘어나는 실정이었다. 최근 10년간 2.3배가 증가했으며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과거에는 보호 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가능했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017년 법 개정을 통해 정신병원 입원 조건이 강화됐다. 그 결과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크게 줄어들게 됐다.

교정 기관 소속 정신과 전문의는 단 1명이었다. 턱없이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정신질환 수감자들이 방치될 경우 범죄의 회전문에 갇힐 수도 있다. 제2의 성병대가 나올 수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출소시 치료를 연계하는 법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