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담긴 그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작곡가 겸 가수 이재는 K팝 아이돌에 대한 꿈을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이뤘다.

1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작곡가 이재(EJAE)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재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비밀리에 악마 사냥꾼을 하고 있는 K팝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와 세계를 위협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 가운데 이재는 하우 이즈 던(How is done)', '유어 아이돌(Your Idol)을 작곡했으며 '골든(Golden)'을 부른 주인공 루미 역의 목소리를 맡아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났다.

◆ '케데헌' 이재 "인기 실감 안나 적응하려 노력 중"

이날 이재는 작품 참여 소감에 대해 "인기가 실감 나지 않고 스케줄이 바빠 소화하기가 어렵다. 2개월 전에는 작곡가였는데 갑자기 좋아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너무 낯설다. 이 상황을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골든'은 지난 7월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이후 14주째 '핫 100'에 진입 중이다. 이에 대해 이재는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열심히 한 걸 보상으로 받는 것 같다. 큰 사랑을 해주시니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케데헌'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한국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엄청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분들뿐 아니라 외국 분들도 싱어롱 시사회에서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는 한국어 가사를 불러줄 때면 감동적이더라"라며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져 너무 뿌듯하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친근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빠른 시간에 한국에 대한 호감을 올릴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밝혔다.

이재

◆ 이재 "'케데헌 OST '골든', 선풍적인 인기 끌 줄 알았다"

이재는 작곡 비화에 대해 "감독님께서 장면마다 어떤 노래가 필요하다며 소개글을 작성해 주셨다. '골든'은 루미의 간절함과 소망이 필요한 장면이라고 하시더라. 당시 나도 루미처럼 힘든 상황이 있었기에 이를 영감으로 사용했다. 나도 모르게 개인적인 감정을 넣어 부르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받은 트랙이 좋으면 멜로디가 바로 떠오른다. '골든'의 인스트루멘탈 트랙을 들으며 생각나는 음을 즉흥적으로 녹음했다. 또 작사도 '골든'이라는 단어가 무조건 들어가야 했기에 흥얼거리다가 찾게 됐다"라며 "가수를 생각하며 하기보다 루미 자체에 집중하며 노래를 불렀지만 생각해 보면 가수 에일리와 같은 목소리를 염두에 두긴 했다"라고 밝혔다.

이재는 높은 고음을 곡에 녹인 이유에 대해 "'케데헌'의 주인공 루미는 목소리를 통해 혼문을 닫아야 하지 않나. 그것에 대한 열망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기에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서 고음은 불가피했다. 루미도 자신의 음역대보다 높은 고음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 않나. 나 역시 그 고음을 소화하면서 그 간절함을 표현하려고 했다. 내 음역대를 깨는 계기이기도 했다"라고 회고했다.

이재는 "우리는 '골든'과 '소다팝'이 가장 인기가 많을 것 같다고 예상했고 '골든'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가졌었다. 요즘 멜로디 중심인 노래가 없다. 우리 노래는 희망적인 가사와 멜로디를 담고 있기에 청취자 분들에게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주장했다.

이재

◆ '케데헌'으로 K팝 아이돌 꿈 이룬 이재, BTS와 협업 노린다

이재는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장기간 연습을 했지만 데뷔조에 포함되지 못했다. 당시 그의 꿈은 좌절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음악을 계속해왔다. 작곡가로 활동해 왔던 그는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울리며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절에 대해 "어린 나이에 연습을 많이 했음에도 떨어졌다는 것에 대해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당시 나는 모두 때가 있다고 생각하며 또 시도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말이 씨가 되지 않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스스로를 설득하며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되뇌었다. 아무리 좌절감을 느껴도 작은 기회가 오면 무조건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비트를 만들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던 이재는 "루미와 나는 굉장히 닮은 부분이 많았다. 나는 내 목소리가 굉장히 큰 콤플렉스였다. 여성스럽지 않지 않나. 그 당시에는 깨끗한 목소리가 인기였기에 단점으로 다가왔다고 위축되기도 했다"라며 "루미 역시 혼자서 고민하고 고통을 감내하려고 했지만 결국 주변인들에게 털어놓은 뒤 그 걱정을 해소하지 않나. 힘든 순간에 혼자 있지 않고 그 걱정을 나눴기에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K팝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이재는 "거절은 새 방향을 잡게 해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거절을 당해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더 열심히 하길 바란다. 직업윤리를 가지고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티스트로서 K팝 아이돌과 협업을 노린다. 이재는 "그룹 에스파와 같이 작업하고 싶다. 나와 잘 어울릴 것 같다. 또 그룹 BTS와 꼭 협업하고 싶다. 멤버 정국님께서 노래를 너무 잘하시지 않나. 함께 하게 된다면 너무 영광일 것 같다"라며 "솔직히 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 노래를 듣고 싶다는 말을 듣고 작곡가도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작곡을 하며 케이팝과 팝을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는 그 곡중에 나를 가장 대변할 수 있는 곡을 부를 것이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