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MBC 예능 ‘남극의 셰프’ 방영을 앞두고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표면적인 쟁점은 방송 편성이지만, 본질은 백종원 대표와 가맹점주 간의 구조적 불균형이다.

지난 11일 MBC 상암 사옥 앞에서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가 ‘남극의 셰프’ 방송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가 원산지 허위표기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에서 백 대표의 방송 복귀는 “면죄부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가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백종원 개인의 인지도에만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본사 시스템이 아닌 방송 노출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점주들을 종속시킨다는 주장이다. “한 개인의 이미지에 가맹점 생존이 달린 구조는 비정상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면 더본코리아 상생위원회와 일부 점주들은 반대 집회를 비판하며 방송을 환영했다.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 나오면 손님이 늘어난다”며 방송 효과를 강조했다. 실제 ‘흑백요리사’ 방영 이후 관광객이 급증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본다. 방송 효과에 의존하는 구조 자체가 이미 본사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본사가 주도하지 못하고 대표 개인의 이미지에 매출이 달린 구조는 ‘상생’이 아니라 ‘의존’이라는 지적이다.

더본코리아는 월세·카드 수수료 지원, 로열티 인하 등 지원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는 평가다. 백 대표가 국정감사 불출석 후 방송 복귀작을 공개한 점도 비판을 키웠다. 경영 책임보다 방송인으로서의 이미지 관리에 집중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방송 중심의 성장 모델은 단기 효과는 크지만 지속성은 없다”며 “대표 개인 브랜드가 기업 시스템을 대체하는 한 갈등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방송 편성 문제가 아니다. 백종원 중심의 방송 의존형 프랜차이즈 구조와 그로 인한 책임 불균형이 낳은 갈등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