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가 수감 도중 방송 은퇴를 선언했다.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고도 방송을 중단하면 끝이라는 식의 대응이 무책임하다는 지적과 함께, 사이버렉카 피해에 대한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7일 구제역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유튜브 채널에 글을 게재, 방송 활동을 영구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구제역은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앞서 구제역은 쯔양의 사생활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이를 통해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공갈 혐의를 인정했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공동 피고인 유튜버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는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으며, 구제역은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또한 항소심 결과와는 별개로 쯔양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일부 원고 승소 판결이 나왔고, 구제역은 75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구제역은 "제가 올린 영상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들께 사죄 드린다.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유튜브로 인해 너무나 많은 분들께 상처를 입혔다"라고 덧붙였다. "저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시는 분들께 일일이 사과드려야 함이 마땅하지만, 1년 2개월 간 수원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관계로 그러지 못한다는 사실이 죄송할 따름"이라며 "저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고 싶은 피해자분이 계시다면 변호사님을 통해 연락 주신다면 진심을 다해 사죄하고 또 사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제역은 자신의 지난 활동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늦게나마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제가 기존에 업로드한 영상을 전부 비공개 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모든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방송 은퇴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은퇴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기소된 사건과 관련한 오보에 대해 해명하고 싶지만, 재판을 통해 밝히겠다며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제역의 은퇴 선언을 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들끓고 있다. 채널 완전 삭제를 하지 않고 단순히 영상만 삭제하는 것은 복귀의 발판을 마련해 두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면 직접 연락을 하라는 식의 태도 또한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구제역과 쯔양의 갈등은 구제역의 일방적인 은퇴로 일단락된 모양새다. 하지만 유사한 범죄가 잇따르는 사이버렉카에 대한 제대로 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구제역, 주작감별사와 함께 기소됐던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는 항소 끝에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고 사회봉사명령을 이수한 뒤 최근 복귀에 나섰다. 동물 구조를 시작하겠다며 채널 콘셉트도 바꿨으나, 형사 처벌에도 불구하고 태연하게 활동을 재개한 카라큘라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쯔양은 항소심을 앞두고 카라큘라가 처벌 감면을 위해 법원에 공탁한 2000만원을 받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했었다. 합의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그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음에도 집행유예 형이 나왔고 결국 카라큘라의 유튜브 복귀를 막지는 못했다. 1270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유튜버인 쯔양이 변호인단을 꾸리고 공탁금을 포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음에도 현실적으로 사이버렉카들의 만행을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의 협조 의무 강화 ▲피해자 보호 및 법적 지원 확대 ▲사이버렉카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 강화 ▲반복적 가짜뉴스 생산 채널에 대한 제재 등을 담은 사이버렉카 정보 공개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절차를 밟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벌금보다 채널 수익이 더 큰 현실을 지적하며 수익 전체를 몰수해야 한다는 취지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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