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故 이순재가 수많은 배우들의 배웅 앞에 영면에 들었다.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故 이순재의 영결식은 많은 동료 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회와 약력 보고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보석이 맡았으며, 추도사는 하지원과 김영철이 낭독했다.

영결식엔 배우 김나운, 김영철, 박상원, 이무생, 이원종, 유동근, 유인촌, 유태웅, 원기준, 최수종, 정태우, 정일우, 정준호, 정동환, 정준하, 방송인 장성규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하지원은 이순재와 지난 2010년 MBC 드라마 '더킹 투 하츠'를 통해 인연을 맺었으며, 이순재의 팬클럽 회장을 자처할 정도로 존경심을 드러내왔다.


이날 정보석은 "선생님의 한 걸음, 한 걸음은 후배들이 따라갈 수 있는 큰 역사였다"라며 "배우라면 선생님의 우산 아래에서 덕을 입지 않은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방송영상 예술에 있어 너무나 큰 족적을 남기신 유일무이 국민배우가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추도사를 맡은 하지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을 보내게 되었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라며 "선생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연기 앞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던 진정한 예술가였다. 깊이 기억하겠다. 사랑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작품 앞에서는 정직하고, 사람 앞에서는 따뜻하게, 연기 앞에서는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는,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라고 전하면서도 "선생님의 영원한 팬클럽 회장"이라고 언급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영철은 "선생님은 상황이 어떻든 누구 앞이든 항상 품위와 예의를 지키셨다, 그 한결같음 속에서 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았고 조용히 배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소 보여주신 삶에 대한 자세, 일에 대한 태도, 사람을 대하는 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우리 모두 안에 자리 잡아 앞으로를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날 그 새벽을 잘라내고 싶다"라며 "이 아침도 지우고 싶다. 거짓말이었으면, 드라마 속 한 장면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케이, 컷' 소리에 툭툭 털고 일어나셔서 '다들 수고했다, 오늘 정말 좋았어'라고 말씀하셨으면 얼마나 좋았겠냐"라고 말했다.


이순재는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다. 이후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지난 2024년 드라마 '개소리'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까지 70년 가까이 현역으로 활동했다.

특히 지난해 역대 최고령으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으며, 당시 이순재는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는 소감을 전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한편 故 이순재는 지난 2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 정부는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 했다. 고인의 장지는 경기 이천 에덴낙원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