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준호가 '태풍상사'의 고구마 전개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극본 장현·연출 이나정)가 종영한 가운데, 주연 배우 이준호는 2일 서울 성동구 모처에서 인터뷰를 가지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태풍상사'는 몸도, 마음도, 지갑도 얼어붙은 1997년 IMF.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 태풍상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의 고군분투 성공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준호는 주인공 강태풍 역을 맡아 아버지의 회사인 태풍상사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돌진하는 청년의 모습을 연기했다.

16부작으로 그려진 '태풍상사' 마지막 회는 10.3%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2부작, 8부작이 대세가 된 최근 미니시리즈 시장에서 보기 드문 긴 호흡의 드라마로, 태풍상사의 직원들과 가족 등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내며 사랑을 받았다. 반면에 다소 평면적인 악역, 위기와 해소가 반복되는 서사 등 소위 '고구마 전개'가 긴 호흡의 이야기를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청자들의 비판도 있었다.

주연 배우인 이준호 또한 이러한 반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저희 어머니도 드라마를 보시다가 '그래서 차용증은 언제 찾니?'라고 말하실 정도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준호는 "작가님, 감독님, 그리고 제작자까지 함께 이야기를 짜고 그 길로 간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초기 미팅 당시 함께 이야기를 나눴을 때, 결국 작품 최대의 빌런은 IMF라는 시대가 만들어 낸 빌런, 즉 'IMF' 그 자체일 것이라는 생각이 일치했었다. 다만 그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빌런이 필요할 것 같았고, 그 빌런이 표 부자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IMF 시절의 많은 고난과 역경을 단순히 누군가의 훼방 만으로 표현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다만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았던 시기라, 표 부자의 훼방과 태풍상사가 당면하는 문제들 또한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 시절은 누군가에게는 가장 힘들었고, 지금까지도 힘들 수 있는 적나라한 아픔이기에, 모두의 공분을 살 수 있는 인물이 하나 있는 게 좋지 않을까 판단하신 것 같기도 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이준호는 "드라마 속 시간의 흐름이 1년 안팎이다. 현실적으로 태풍이가 바로 뭔가를 알아채고 성장해 내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기도 했다"라며 "태풍이의 행보가 답답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시청자 분들은 태풍이를 너무나 응원하고 아껴주시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었다. 오히려 그런 반응을 보고 진짜로 태풍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느껴져서 저는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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