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원작의 강점을 한국판으로 재해석했다. 원작만큼 긴 여운을 남기는 ‘만약에 우리’가 베일을 벗었다.

18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 언론시사회에서는 김도영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구교환 문가영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만약에 우리’는 뜨겁게 사랑했던 은호(구교환)와 정원(문가영)이 10년 만에 우연히 재회하며 기억의 흔적을 펼쳐보는 현실공감연애를 그린 작품으로,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한국판으로 각색했다.

이번 작품은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지만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해 이별했던 연인이 10년이 지나 우연히 재회하게 된 상황을 통해 세대, 성별 구분 없이 모든 관객들이 한 번쯤 경험해 본 사랑과 이별, 그리고 한 번쯤 상상해 본 우연한 재회를 그려내며 공감대를 자극할 예정이다.

이날 김도영 감독은 “이 영화가 저에게 온 거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한 번쯤은 통과하는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기 때문에 왔던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훌륭한 작품을 계속 배우가 바꿔서 하지 않나. 그런 식으로 접근하니까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무엇 보다도 그 순간 어떤 걸 경험했는지 각자의 경험을 가지고 만났는데, 서로가 배역을 통해서 교감하는 걸 중요시 여겼다”고 했다.

이번 작품은 현재 시점에 해당하는 장면들을 흑백으로 처리,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한국만의 감성을 더했다. 이에 대해 김도영 감독은 “이 영화가 원작이 있지 않나. 원작에서 이미 흑백이라는 장치가 있었다. 그것은 그대로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10년 만에 재회해서 그 시절 이야기를 하는 구조 아닌가. 과거와 현재의 균형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과거로 인해서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순간에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할 것인지, 과거의 남녀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구조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도영 감독은 “원작과의 차별점은 정원이도 꿈을 이뤘으면 했다. 꿈이라는 게 쫓다가 지치기도 하지 않나. 그 시기 만난 연인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도영 감독은 “두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시작을 하는 청춘의 이야기도 담고 싶었다. 러닝 타임 때문에 두 사람의 이야기로 꽉 찼지만, 저는 전혀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10년에 걸쳐서 여러 사건이 있어서 그 에너지를 잘 접으면 충분히 재밌게 잘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만약에 우리’의 감성은 음악으로 완성된다. 그 시절 미니홈피를 점령했던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 메인 테마곡으로 삽입돼 감성을 더했다. 이에 대해 김도영 감독은 “음악의 선곡은 음악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다. 그 시절 싸이월드에서 많이 나온 음악들 위주로 알아봤다. 임현정 가수를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멜로디나 모든 것들이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고 우리 영화 내용과 잘 맞지 않나라는 생각에 선곡했다”고 했다.

‘만약에 우리’는 밀도 높은 연기력은 물론 스타성까지 두루 갖춘 구교환, 문가영의 첫 로맨스 영화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구교환은 삼수를 거쳐 컴퓨터 공학과에 재학 중인 은호 역을 맡았다. 누구나 경험해보는 첫사랑의 설렘부터 이별 후 밀려오는 후회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세밀하고도 현실적으로 연기해 관객들의 공감대를 넓힐 예정이다.

문가영은 극 중 고달픈 서울살이에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대학생 정원 역을 맡았다. 특히 컴퓨터 공학도 은호와 자연스레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풋풋한 청춘부터 이별 후 성숙한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김도영 감독은 구교환, 문가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두 배우는 제가 너무 같이 하고 싶었다. 두 분이 굉장히 서로에게 열려 있었고, 수용을 잘하는 배우들이어서 현장에서 더 좋았다. 편집하면서 감탄을 더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함께 작업하기 전에도 큰 팬이었는데, 함께 장면을 만들어가면서 놀라웠던 부분은 장면을 잘 설계하면서도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표현도 좋더라. 기술과 감정을 함께 갖고 있는 배우더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고 문가영과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가영은 구교환과의 호흡에 대해 “구교환 선배는 모든 배우가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 아닌가. 함께 해서 영광이다. 정말 천재 같다. 촬영 다 끝나고 오빠 보고 배운 거 나중에 잘 써먹겠다고 말할 정도로 배운 게 많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구교환은 연극배우 출신인 김도영 감독의 디렉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구교환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김도영 감독님 디렉팅을 받고 싶었다. 프레임 안에서는 가영 씨와 함께 멜로를 만들어 가는 기분이었고, 프레임 밖에서는 김도영 감독님과 멜로를 만드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디렉션이 섬세했다. 그만큼 장면을 살아있게 만들어주셨다. 너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원작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만약에 우리’를 향한 기대감과 우려도 동시에 높은 상황. 이에 대해 구교환은 “원작이 너무 훌륭하고 위대한 영화라는 건 잘 알고 있다. 제가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원작의 감동을 느꼈기 때문이다. 산울림 선배님들의 ‘너의 의미’도 좋아하고, 아이유 님이 부른 노래도 좋아한다. 그 두 곡을 함께 좋아할 수 있듯이 우리가 표현한 ‘만약에 우리’도 좋은 리메이크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만약에 우리’는 31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만약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