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최근 ‘2025 멜론 뮤직 어워드’(이하 ‘2025 MMA’)에서 블랙핑크 제니가 보여준 무대가 큰 화제를 일으켰다. 무대 연출과 퍼포먼스, 노래 실력, 의상 등 아티스트로서의 제니가 보유한 욕망이 투철하게 돋보인 무대로, 어느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게 없어서 그야말로 K팝의 자긍심을 한껏 치솟게 했다고 할까.

이 무대를 놓고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가 있다. 테디와 지코다. 알다시피 테디는 블랙핑크의 전곡 핵심 프로듀서로, 2NE1에 이어 블랙핑크를 통해 K팝 걸그룹 사운드를 글로벌 팝 시장의 기준으로 올려놓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즉, 제니가 현재와 같은 활동을 펼치게끔 기본 바탕을 설계한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지코는 제니의 이번 솔로 앨범에서 가장 탁월한 인기를 구가한 동시에 글로벌 스타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시킨 노래, ‘라이크 제니(like JENNIE)’의 작곡 및 작사에 참여하여, 제니의 이름이 세계 각지에서 다시 한번 큰 호황을 누리는데 한몫 단단히 했고. 흥미로운 지점은 테디와 지코, 모두 본연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프로듀싱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는 거다.

지코 또한 그가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그룹 보이넥스트도어가 특출난 성적을 거두어, ‘2025 MMA’에서 베스트 프로듀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으니까. 내달 시작되는 Mnet ‘Show Me The Money 12’에도 프로듀서로 출연하니 말 다한 셈이다. 게다가 지코는 ‘플레이어’로서의 활약 또한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

일례로 지난 19일, 지코가 일본 인기 가수 리라스(Lilas, 요아소비 보컬 이쿠라)와 함께 선보인 싱글 ‘DUET(듀엣)’은, 귀에 착 감기는 재미있는 멜로디와 챌린지 창시자다운 면모가 담뿍 담긴 흥미로운 안무로, 한국과 일본에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트렌드에 기민한 지코 특유의 감각이 이번에도 제대로 먹혔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더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하는 그는,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 확고하게 욕심부리고 만들어낼 줄 아는 아티스트 중의 아티스트다. 테디 또한 이러한 아티스트적인 욕망을, 표현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시킨 올데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깔나게 구현하는 중이고.

현재 K팝은 이러한 이들의 주도하에 그 영토가 이전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된 상태다. 결국 자기 본연의 매력을 제대로 알아 확신을 가지고 갈고 닦다 보면, 가진 열망에 걸맞은 노력을 더하다보면 세계가 알아줄 타이밍도 찾아오는 게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 바는 세계가 알아주냐, 알아주지 못하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설사 여전히 또는 아직 세계가 알아주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욕심을 부릴 수 있고 열망을 표할 수 있는 자신의 영역이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며, 관건은 그에 최선을 다해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 합당한 열망을 표하고 있는지,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K팝이 당도한 현주소는 이러한 최선과 욕심, 열망이 달성한 결과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지코, 제니, 올데이 프로젝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