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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잇는 교두보 되고 파"…양자경,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주인공의 책임감 [31th BIFF]

2026. 10.07. 11:26:21

양자경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세계적인 배우 양자경이 15년 만에 부산을 찾아 자신의 연기 인생과 신작, 그리고 아시아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1층 기자회견장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배우 양자경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가장 두드러진 기여를 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2003년 제정된 이래 양조위(2022), 주윤발(2023), 구로사와 기요시(2024), 자파르 파나히(2025) 등이 수상해 왔다.

올해의 주인공인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양자경은 1980년대 '예스 마담', '폴리스 스토리 3', '동방삼협' 등 홍콩 대표 액션 영화로 입지를 다진 후 할리우드에 진출해 '007 네버 다이', '와호장룡', '게이샤의 추억',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특히 2023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안으며 세계 영화사에 영예로운 기록을 썼다.

양자경의 부산 방문은 2011년 '더 레이디' 이후 15년 만이다. 2002년 부산프로모션플랜(PPP·현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 참석하며 부산과 인연을 맺은 그는 '북극'(2007), '검우강호'(2010), '엽문 외전'(2018),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등으로 꾸준히 부산 관객과 만나왔다.

15년 만에 부산을 찾은 양자경은 "이렇게 부산에 오게 돼 즐겁다.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도시도 멋지고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3일 전에 부산에 도착했을 때 쌍무지개가 떴는데 좋은 징조라고 본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양자경

그는 수상 소감에 대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저 역시 배우로서 긴 길을 걸어왔다"라며 "아시아에서 글로벌로 나아가 우리의 영화를 알리자는 목표를 가졌고, 여러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 배우로서 길을 개척해 온 여정도 회고했다. 양자경은 "처음 할리우드에 갔을 때 아시아인이 소수자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저와 같은 인종이 많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고 역할도 매우 제한적이었다"라며 "영화 '007'로 할리우드에서 문을 열었지만 역할 자체는 아시아 배우가 할 법한 역할이었고 연이어 맡은 작품 역시 고정관념에 따른 이미지로만 소비될 위험이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래서 여정을 시작하면서 아시아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하고자 노력했고, 다양한 배역을 맡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 왔다"라며 "프랑스 영화나 스페인 영화처럼 유럽 언어로 된 영화도 찍어보고 싶다. 유럽의 문화적인 요소가 풍부한 작품들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전했다.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선보인 신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양자경은 "미국을 떠나 오래만에 아시아로 돌아오게 됐다. 아시아 시장으로 복귀하는 최선의 방안을 고민한 끝에 동양과 서양을 잇는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인 만큼,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회복 탄력성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함께 '우리 삶의 주인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라며 "삶에 수많은 기회가 찾아오지만 잡지 않으면 놓치게 되는데, 그런 메시지를 큐브에 녹여냈다"라고 설명했다.

연기 과정에 대해서는 "80세 노인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면서도 "나이가 많더라도 가족의 사랑과 지지, 절친을 찾는 일 등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을 사귀는 도전을 멈추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양자경

마지막으로 양자경은 배우로서의 철학과 관객을 향한 애정을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그는 "저는 제 일에 깊은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연기는 저에게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도전이자 삶 자체다. 저는 떨림과 배움을 주는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그 결과로 제 필모그래피에 정말 다양한 장르가 담기게 됐다. 저에게 그랬듯, 관객분들에게도 늘 그런 설렘을 안겨드리고 싶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영화제 측은 이번 영예를 기념해 양자경이 직접 선정한 '검우강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산디와라'와 주연이자 프로듀서로 참여한 신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등 4편을 특별 상영한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과 부산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커뮤니티비프 69편을 포함해 총 59개국 316편의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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