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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레이블과 갈등 수면 위…비상장 지분이 족쇄로" [TD취재기획①]
카카오엔터 상장 실패 속 일부 레이블 계약 만료
비상장 지분 처분 두고 일부는 소송까지 거론하며 불만
매출 1,2위 스타십 BH 협의가 레이블 기준될 듯

2026. 10.12. 14:57:00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지난 8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장윤중 대표는 싱가폴에서 열린 한 공식 행사에서 음악, 미디어 분야의 IP를 통해 제작, 유통,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브, 아이유부터, 유재석, 이병헌까지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레이블 산하로 거느린 수장의 포부는 거대했다.

그러나 레이블들의 속내는 사뭇 다르다. 불만이 커지다 못해 폭발하기 직전. 수년 간 카카오엔터 상장이 불발되면서 고민이 큰 탓이다. ‘올해는 (상장)하겠지’라는 믿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레이블 임원과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과거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 좋은 일만 해주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는 푸념이다. 카카오엔터 출범 6년 차, 산하 레이블 기업들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지분 현금화 등 문제로 소송 언급까지, 본사 레이블 갈등”

“카카오가 약속한 장미빛 미래만 믿고 임원들과 아티스트들이 각각 수 십억 원을 출자해 카카오엔터에 투자했는데 매년 상장이 불발됐다. 김범수 센터장과 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 등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 등 본사가 휘청이면서 오히려 카카오엔터 산하에 있는 게 핸디캡이 됐다. 이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니지먼트 레이블들은 매년 매출에 크게 기여해왔다. 상장만 믿고 기다렸지만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고, 이제 문제는 투자한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보상 받느냐다.”

한 레이블 임원의 속사정이다. 이 임원은 임원들은 바지 사장, 아티스트들은 얼굴 역할만 해준 셈이 됐다고 토로했다. 카카오엔터 상장을 기다리다 황금기를 맞은 K-컬처의 특수(투자 자본 유입 시기)를 모두 놓친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산하 레이블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엔터와 레이블 계약이 만료돼 지분 현금화를 논의 중인데 서로가 생각하는 액수의 캡이 커 갈등이 있다”고 고백했다.

일부 레이블은 소송도 불사하려는 분위기다. 카카오엔터가 계약 당시 수년 내 IPO(기업공개)를 약속했음에도 차일피일 상장이 미뤄진 점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본지는 여러 레이블 임원, 관계자들과 접촉했지만 카카오엔터와 윈-윈 효과를 누렸다고 밝힌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사이 하이브, JYP, YG 등 경쟁 기업들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반면 카카오엔터 레이블들은 미래에 대한 대비를 놓친 것 같아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허탈감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에 대한 불만에 머물지 않는다. 비상장 지분을 들고 있다는 건 거대한 울타리 안에 갇혔다는 말과 같았고, 결과적으로 레이블들의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 글로벌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던 골든타임에 산하 레이블들은 독자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게 불가능 했다. 결국 모기업의 실적 목표치를 맞추는 데 급급한 시스템에 매몰되는 결과를 낳았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본 대신 대기업의 건전성과 미래를 믿었던 레이블들은 본사의 숱한 논란에 치여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상장만 진행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믿었지만, 매년 무산되고 또 무산됐다.

특히 매출 1위 캐시카우,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의 허탈감이 크다. 양사는 2019년 5년 내 IPO 추진과 지분 매각을 전제로 하는 주주간계약을 맺으며 결합했다. 스타쉽 공동 설립자인 김시대 대표의 아내 서현주 부사장이 18.95%에 달하는 대규모 지분을 쥐고 카카오엔터(66.16%)에 이어 핵심 주주로 참여한 것은 상장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지만 카카오엔터는 아이브가 4대 기획사 산하 걸그룹들을 훌쩍 뛰어 넘는 폭발성을 보여줬음에도 IPO에 실패했다. 걸어 다니는 기업, 아이유가 몸 담은 이담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2026 밀켄 인스티튜트 아시아 서밋서 카카오엔터 장윤중 공동대표

◆배우 전문 레이블, 제작 시장 악화로 더 난감한 상황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배우 전문 레이블들은 더욱 울상이다. 당시 카카오엔터는 상장을 무기로 내세우며 국내 대표 배우 엔터사들을 대거 흡수했다. 배우 이병헌, 김고은 등이 소속된 BH를 포함해 공유, 수지, 공효진 등이 소속된 숲이 대표적. 이병헌 소속의 BH 손석우 대표를 비롯해 공유 소속의 숲 김장균 대표 역시 직접 투자 방식으로 지분을 소유 중이다. 당시 이병헌은 50억 원을, 공유는 10억 원을 투자했다. 현 카카오엔터 산하인 VAST 소속의 현빈 역시 29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된다.

배우들뿐 아니라 국민 MC 유재석과 음악인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 역시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희열 대표는 안테나 매각 대금 70억 원을 카카오엔터에 재투자(유상증자 참여)할 정도로 카카오엔터 상장에 사활을 걸었다. 유재석 또한 카카오엔터 자회사인 안테나 주식 30억 원어치(지분 20.7%)를 사들이며 책임 경영과 주주 참여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들이 자금을 재투입해 확보한 지분 역시 비상장 한계에 갇혀 회수가 힘든 '지분 족쇄'로 남았다.

상장이 요원해진 상황에서 이들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당연하게도, 협의 과정이 녹록치 않다.

한 관계자는카카오엔터에 투자한 일부 레이블 임원들과 배우, 아티스트들이 제 각각 소유한 지분의 50~70%를 현금화 해달라고 요구 중인데 협의가 쉽지 않다. 이병헌이 수년 전 투자한 돈이 50억 원인데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는 게 어려운 것”이라며 “배우는 그 사이 자신이 매출에 기여한 것과 현 지분 가치를 감안해달라며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문제는 카카오엔터가 각 레이블 임원들과 아티스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현금 동원력이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엔터 내부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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