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유재석과 황정민의 단순한 말장난에서 시작된 '풍향고'가 첫 회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뜬뜬'을 통해 첫 공개된 '풍향고'는 웹 예능프로그램 '핑계고'의 스핀오프 콘텐츠로, '핑계고'에 출연한 황정민이 프로그램명을 '풍향고'로 잘못 부른 것에서 착안해 기획됐다. 당시 유재석은 황정민과 버킷 리스트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요즘 다들 어플을 이용해 여행을 하지 않냐. 어플 없이 가는 여행을 한 번 해보자"라고 제안했고, 여기에 "'풍향'이 '바람 따라'라는 뜻도 되지 않냐. 바람 따라 떠나는 여행을 해보자"라는 아이디어를 더하며 '풍향고' 콘텐츠가 탄생하게 됐다.

얼핏 보면 단순한 말장난과 유재석의 남다른 추진력(?)으로 탄생한 어설픔 가득한 콘텐츠였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오히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날것의 여행기가 구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열띤 입소문을 이끌어낸 것. 실시간으로 콘텐츠가 공개되는 '최초 공개' 때는 무려 8만7000명의 시청자가 모이며 콘텐츠를 향한 인기를 실감케 했고, 공개 하루 만에는 280만 뷰를 돌파했다. 또 러닝타임이 100분에 달하는 롱폼 콘텐츠로서는 이례적으로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2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풍향고'의 인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공개 이틀 만에 100만 뷰를 더해 380뷰를 기록하더니, 26일 오후 기준 현재 조회수는 413만 뷰를 넘어서고 있는 중이다. 공개 3일째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풍향고'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런 인기가 더 뜻깊은 이유는 이번 '풍향고'가 유재석의 첫 예능이라는 점. 유재석은 지난 30여 년의 방송 활동 동안 단 한차례도 여행 예능에 출연한 적이 없을 정도로 그간 여행 예능을 기피해 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 2월 공개된 '핑계고' 38회에서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한다. 막상 가면 되게 좋은데 여행 가기까지의 과정이 스트레스받는다. 현지에 가면 볼 것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지만 카메라랑 가는 건 여행이 아니다. 제작진도 말로는 편하게 쉬어도 괜찮다 하지만, 카메라가 있으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라며 앞으로의 여행 예능 출연 계획에 대해서도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오랜 고집을 꺾고 자신의 절친들과 함께 여행 예능에 도전한 유재석. 그의 앞선 도전처럼 이번에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유재석의 새로운 도전과 시도는 늘 대중의 힘찬 성원과 함께해왔다.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 때는 아무리 불가능한 도전이라 해도 거침없이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는 유재석에 환호했고, 정상 자리에 있음에도 '플레이유'와 '핑계고' 등 이색적인 플랫폼에 도전하는 걸 멈추지 않는 그에 열광했다. 그리고 매년 새로운 전성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유재석은 이젠 '핑계고'가 차츰 대중에 익숙해지자 '풍향고'로 또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렇듯 데뷔한 지 30년이 넘었음에도 제자리에 멈춰있기보단 매번 차별화된 볼거리를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유재석. 앞으로 또 어떤 무한한 변신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유튜브 채널 '뜬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