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봄과 함께 찾아온 '언슬전'이 시청자들의 안방극장 문을 두드린다.

10일 서울시 신도림 라마다호텔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신원호 크리에이터를 비롯, 이민수 감독,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가운데, 박경림이 진행 마이크를 잡았다.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감동을 선사하며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 드라마다.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많은 관심을 모은다. 여기에 이민수 감독과 김송희 작가가 종로 율제병원으로 배경을 이동해 한층 확장된 세계관에서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고하고 있다.

◆ 신원호 크리에이터 "언젠가 슬기로울, 사회초년생 모두의 처음을 위한 이야기"

이날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저희 제목 타이틀을 보시면 저희도 처음 시도해 보는 형식이다. 저희가 갖고 있는 세계관의 확장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같이 일하던 김송희 작가가 메인 작가로 시작하게 되면서, 산부인과 초년생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기획 단계를 전했다.

신원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이미 슬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점점 슬기롭게 되는 이들의 이야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 것이고, 그게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요즘 경쟁이 심화되고 살기 힘들다 보니 성장서사가 별로 없는데, 오랜만에 보는 청춘 성장서사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언젠가는 슬기로워질 것이라는 걸 알고 보실 것이다.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어엿해지진 않겠지만 한 뼘 자라 있는 모습을 예상하고 보시면 될 것 같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민수 감독은 "산부인과가 저도 잘 몰랐었는데, 산과와 부인과로 나뉜다. 출산의 산과와 질병의 부인과로 나뉜다. 생명의 탄생과 누군가를 보내는 오묘한 공간이더라. 청춘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 의료계 이슈 안고 찾아온 '언슬전', "판타지? 좋은 결과만 이어진다면 뭐라 부르든 괜찮아"

그러나 당초 '언슬전'은 2024년 공개를 앞두고 있었으나, 전공의 파업 이슈와 맞물리며 공개를 잠정 보류했다. 이에 대해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걱정했던 부분은 하나다. 대본을 내고 촬영을 하고 중반 이후부터 사태가 벌어졌는데, 지금까지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걱정한 건 하나였다.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가, 보시는 이들이 즐겁게 보셔야 하는데, 다르게 읽힐까 고민이었다. 그래서 편성을 조금씩 의논해 가면서 미뤄왔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민수 감독은 "촬영 후반부에 이런 소식을 들었다. 의외로 현장 분위기엔 타격을 주지 않았다. 우리는 계획된 것들을 촬영하고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배우들끼리도 친해졌다. 그게 많이 아쉬웠을 뿐이지, 다른 사회적 이슈 때문에 현장분위기가 침체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작품 공개를 앞두고 고윤정은 "너무 설레고, '언슬전' 촬영 중 다음 차기작이 정해져서 그 작품을 한 달 전까지 촬영하며 시간을 보냈다. 두세 달에 한 번씩 얼굴을 보던 멤버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라고 밝혔고, 신시아는 "기다렸던 순간이니 만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촬영하며 가족처럼 친해져서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열심히 본방사수를 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에 레지던트가 4명이나 되냐는 지적에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저희 팀이 리얼리티를 살린다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개연성 있다 싶은 이야기를 허구로 만들어내는 팀이다. 디테일을 채우는 팀인데, 저희도 조사하면서 제발 전공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외과는 부족현상이 있다고 하더라. 저희에게 판타지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하던데, 저희는 많은 분들이 원하는 걸 그려내는 팀이다. 좋은 결과만 이어지면 됐지 뭐라고 불리든 상관없는 것 같다. 저희가 원하는 바를 담아 그렇게 구성한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 '슬의생' 99즈의 명맥을 이어갈 '응애즈'… "케미 기대해 주세요"

극 중 99즈의 특별출연도 예정되어 있다.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99즈가 너무 흔쾌히 응해줬다. 부탁을 하고 말고 가 없었다. 정경호 배우는 '왜 매회 안 나오냐'라고 하더라. 너무 흔쾌히 응해줬다. 특별출연이라는 말을 하지 말고, 출연자 크레디트에 넣어달라고 할 정도로 자기 작품처럼 생각해 줬다. 현장에 와선 낯을 가리더라"라고 소회를 전했다.

고윤정은 "조언을 구하진 못했지만, 지켜보기도 하고 어깨너머로 구경하며 감탄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주연의 부담감에 대해 언급하자 고윤정은 "저뿐 아니라, 배우분들과 자리에 없더라도 함께 한 배우분들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랑, 저는 누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다. 좋은 스토리와 좋은 대사, 좋은 연출을 해주신 작가 스태프 분들 덕에 제가 노력한 것보다 더 잘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신시아는 "성장하고 있는 캐릭터들이 많아서 서로서로 동기가 된 기분이었다. 극 중에서도 동기지만, 촬영장에서도 동기가 된 마음으로 '동기사랑 나라사랑'을 실천하면서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강유석은 "저희를 '응애즈'라고 불러주셨으면 좋겠다. 케미는 필요가 없었다. 1년 차라서 안 친한 게 필요했고, 회차가 지날수록 끈끈해졌다"라며 "점점 촬영장에서 편해지면서 동기가 되는 과정이 있었다. 어느 순간 드라마를 보다 보면 '쟤네가 왜 이렇게 친해졌지?' 할 정도로 색다른 케미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관전 포인트를 짚어줬다.

한예지는 "캐릭터 별로 말씀드리자면, 99즈 선배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다녔던 반면, 저희는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면서 해결하는 과정 속 한 팀이 되는 재미가 있다. 제가 막내지만 전부 가족처럼 느껴져서 그 케미가 돋보일 것 같다"라고 말했고, 정준원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앞에서 다했다. 더할 나위 없었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편, '언슬전'은 오는 12일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