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시사회에서 부모님과 눈을 마주치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여린 2004년생 배우가, 4년간의 기다림 끝에 세상 밖으로 작품을 내놓았다. 영화 '하이파이브'를 통해 꽃을 피운 배우 이재인의 이야기다.

지난 5월 30일 개봉한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는 장기이식을 통해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이들의 능력을 노리는 자들과 맞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액션 활극이다. 이재인은 극 중 태권소녀 완서를 연기했다.

'하이파이브'는 주연 배우 유아인의 논란으로 개봉이 무산되며 4년간 묶여 있던 작품이었다. 배급 시사회에서 이재인은 부모님과 눈이 마주치자 눈물을 쏟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울었던 관이 부모님이 계시던 관이었다. 눈이 마주쳐 눈물이 났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과정도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었고, 감독님과 배우님들을 믿고 기다렸기에 불안하진 않았던 것 같다"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재인은 극 중 막내지만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그는 완서에 대해 "밝고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다. 저와 닮은 점도 많고, 심장 수술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 경험에서 친구를 향한 갈망이 큰 인물"이라며 "조금 더 어린아이가 몸에 들어 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태권소녀로 액션을 소화하게 된 이재인은 "현장도 분위기가 좋았다. 어려운 장면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없이 잘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주인공이라는 부담도 있었으나 이재인은 "내가 해도 되나 싶었지만, 감독님을 믿고 따라가고 싶었다. 저에겐 영화 아버지 같은 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 합류 과정도 언급했다. 이재인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이런 내용의 영화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하는 생각에 간절했다. 감독님이 발차기를 차보라 하셨는데, 점점 한계를 느꼈지만 '지금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보여줬다"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드라마 '라켓소년단' 이후 다시 중학생을 연기하게 된 그는 "학생 연기를 함에 있어서는 할 수 있는 나이까지 하고 싶다. 완서의 귀여움을 표현하려면 그 나이대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아버지 역을 맡은 오정세와의 호흡도 언급했다. "처음 함께한 작품인데 부녀로 만나 영광이었다. 반항하는 딸 역할이 익숙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나중엔 진짜 아빠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실제 본인은 어떤 딸이냐는 질문에 그는 "저 정도면 괜찮은 딸 같다. 엄마가 말하길, 극 중 아빠 부르는 목소리가 집에 벌레 나왔을 때랑 똑같다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른 '하이파이브' 멤버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재인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던 순간을 떠올리며 연신 웃음을 보였다. 그는 카트체이싱 액션을 회상하며 "재밌던 기억이 있다. 저는 뒤에서 달리고 있어서 끼지는 못했는데 구경만 했던 것 같다. 제가 신나 했던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다들 말해줘서 저도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중 하나다. 그 작은 카트에 붙어있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오정세와 더불어 촬영장에는 이재인의 한 명의 아버지가 더 있었다. 이재인은 "강형철 감독님이 제 영화의 아버지다. 저를 후반작업에서 많이 불러주셨는데, 기다리고 불안해하고 있는 시간이 아니라 영화를 만들고 있는 과정이라는 느낌이 더 컸다"라고 설명했다. 강형철 감독은 '과속스캔들' 박보영, '써니' 심은경, 강소라 등 신예 발굴에 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이재인도 그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했다. 새로운 매력을 찾아주시는 분인데, 그게 제가 될 줄은 몰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재인은 "다행히 '미지의 서울'과 같이 공개하게 돼 시너지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고 감사하다. 영화가 공개되는 게 쉽지 않다"라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미지의 서울'에서 박보영의 아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이재인은 "제가 박보영 배우의 어린 시절을 해도 되는 건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쌍둥이 역할도 재밌었고, 연기톤을 맞출 기회가 생겨 재밌을 것 같았다. 성인이 되고 변하는 그 시작점을 연기할 수 있어서 재밌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밝은 역할은 해봤지만, 완서처럼 팀과 호흡을 맞추며 웃음을 주는 코미디는 처음이었다.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인 느낌이고, 이전과는 다르게 성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자의 길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재인은 "보러 오시는 관객분들이 초능력자다. 극장을 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도 극장에 와주셨으면 한다"라며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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