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국산 OTT 티빙, 웨이브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10일 공정위는 티빙, 웨이브가 내년 12월 31일까지 현행 요금 수준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는 국내 사전 제작콘텐츠 중심 유료구독형 OTT 시장에서 티빙, 웨이브 결합으로 일부 실질적인 경쟁 제한 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고, 넷플릭스, 쿠팡플레이를 포함한 4강 체제가 3개 업체로 변화해 새 회사의 가격 설정 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만약 해당 기간 내에 두 회사가 통합된다면 현행 요금제와 가격대, 서비스가 유사한 신규 요금제를 출시해 내년 12월 31일까지 유지해야 한다.

또한 통합 서비스 출범 전 현행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는 그대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통합 서비스 출범일 이후 기존 요금제를 해지했더라도 1개월 이내에 같은 요금제 재가입을 요청하면 허용해야 한다.

공정위는 두 회사 서비스에서만 볼 수 있는 실시간 방송 채널이나 한국프로야구 중계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경쟁 서비스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봤으며, 티빙과 KBO가 맺은 한국프로야구 모바일 독점 중계권 기간이 내년 말까지라는 점 등을 반영해 이 같이 기간을 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다만 티빙 측인 CJ가 경쟁 OTT 사업자에 방송·영화 등 콘텐츠 공급을 봉쇄할 우려는 낮다고 판단했다. 경쟁 사업자는 CJ 콘텐츠가 주력이 아니고, CJ 소속회사의 방송콘텐츠 외주제작시장, 방영권 거래 시장 등에서도 CJ를 대체할 수 있는 업체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봤다.

또한 공정위는 웨이브 측인 SK 소속회사가 OTT 서비스와 이동통신·유료방송 서비스 간 결합 판매를 통해 경쟁사업자를 배제할 우려 또한 낮다고 판단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이 경쟁 OTT와 제휴를 끊는다고 하더라도 KT, LG유플러스, 네이버 등 타 사업자와 제휴한다는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CJ ENM과 티빙은 지난해 11월, 웨이브의 이사 8인 중 대표이사를 포함한 5인, 감사 1인을 자신의 임직원으로 겸임하도록 하는 합의서를 체결하고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향후 양사가 결합한 회사가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디즈니+ 등 타 OTT 사업자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혁신성장이 촉진되도록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며, 법 위반 행위가 발견되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빙, 웨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