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이름까지 바꾸며 이미지 쇄신을 꿈꿨지만 큰 영향은 없었다. 론칭한 지 1년도 안 된 신규 플랫폼 치지직에 1위 자리를 내어준 데 이어, 두 달 연속 2위에 머무르게 된 숲(구 아프리카)의 이야기다.

최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은 지난해 12월 약 250만 명의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대비 약 8만 명 증가한 수치로, 숲과의 격차도 더 벌리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숲의 MAU는 240만에서 235만으로 5만 하락했다. 지난 7월 266만까지 치솟았던 숲의 MAU는 현재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로써 지난 2023년 12월 베타서비스를 시작, 이듬해 5월 정식 출시된 치지직은 1년도 안 돼 스트리밍 플랫폼 정상 자리를 꿰차더니, 바로 다음 달 승기를 완전히 굳히는 데에도 성공했다. 치지직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대형 스트리머를 빠르게 확보했다는 점. 론칭을 앞두고 있던 당시 트위치가 한국 철수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동숙, 랄로, 괴물쥐, 양띵 등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한 메이저 스트리머들과 계약을 맺으며 갈 곳을 잃었던 트위치 유저들을 그대로 품에 안았다.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를 활짝 열어뒀다는 점 역시 좋은 영향을 미쳤다. 베타서비스 때까지만 하더라도 무한 로딩, 채팅창 누락, 불편한 UI 등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이를 무시하기보단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빠른 변화에 나서며 유저들의 불만을 빠르게 해결해나간 것. 이 밖에도 스트리머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지난 1년간 시청 화질 개선, TTS, 빠른 다시 보기, 드롭스 등의 기능을 선보여왔던 치지직은 올해 치지직 콘텐츠 제작 지원 확대, 스트리머 성장 지원 서비스 등을 추가적으로 제공하며 발 빠른 콘텐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치지직의 상승세에 숲은 자연스레 씁쓸한 연말을 보내게 됐다. 특히 숲은 지난 한 해 동안 리브랜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만큼 이번 패배는 더 뼈아프게 됐다.

아프리카TV가 서비스 출시 18년 만에 숲으로 이름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아프리카TV와 BJ가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BJ들의 끊임없는 사생활 논란, 벗방과 별풍선(도네이션 시스템) 후원 액수 순위를 마치 엑셀처럼 화면 한쪽에 표로 정리해 공개하는 이른바 '엑셀 방송' 등으로 선정성 논란에 계속 휘말리자 플랫폼명을 아프리카TV에서 숲으로, BJ라는 호칭을 스트리머로 변경하며 부정적 이미지 탈피에 나선 것. 이 과정에서 숲 엔터테인먼트가 상표권 등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여러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10월 새출발에 나서는 데 성공했다.

하나 숲은 리브랜딩 이후에도 여전히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가 된 엑셀 방송과 벗방이 여전히 해당 플랫폼에서 성행하고 있으며, 플랫폼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방송 분위기는 이전과 비슷하기 때문. 다수의 누리꾼들도 커뮤니티를 통해 "10여년 간 쌓인 이미지를 단숨에 벗기는 어려울 것 같다" "변화한 부분이 별로 없다"는 등의 의견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숲, 치지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