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오징어 게임' 시즌2에 합류를 알린 박규영이 참가자가 아닌 주최 측의 편에 섰다. 삶의 건조함을 극한까지 펼쳐내며 이어지는 시즌3의 기대감을 자아내는 데 성공한 박규영의 이야기다.

지난 12월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규영은 극 중 북한 군인 출신 탈북민 강노을의 역할을 맡았다.

박규영은 꽤나 후련해 보였다. 엠바고가 있기에 작품에 대한 언급을 줄여왔던 상황 속, 그가 주최 측 핑크가드로 합류한다는 설정은 철저히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박규영은 "작품에 대해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속시원히 소감도 전할 수 있어 기쁘다. 많은 나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아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아무리 글로벌하다지만, 진짜 글로벌한 것 같다. 이 정도 성적을 이룬 작품에는 첫 참여해 본다. 저는 그냥 감사할 따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2'에 대해 "참여를 안 할 이유가 없다. 오디션을 두 번 보고 캐스팅됐다. 부담감 같은 부분에 대해선 캐스팅 이후 생각해야 했던 부분이다"라며 "캐릭터가 명확했기에 잘 소화하고 연기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2'에 합류한 배우들은 대부분 참가자로 합류해 게임에 참가한다. 앞선 시즌1에 이어 이번 게임에는 양동근, 임시완, 강하늘, 조유리, 탑, 강애심, 박성훈 등이 참가해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박규영은 게임을 진행하는 진행 요원 11번 핑크가드로 분했다. 그는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된 다음에 진행 요원이더라. 설명이 된 적이 없는 부분이기에 핑크가드들의 정서나 이야기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더해 "제가 핑크가드라고 얘기를 못하니까 친구들은 저보고 경찰이냐고 묻기도 했다. 비로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속이 너무 시원하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나 노을의 서사는 박경석(이진욱)의 이야기와 엮어 비쳤지만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다. 이에 대해 박규영은 "아마도 많이 궁금해하셨던 부분들이나 미처 다 끝나지 못한 이야기들이 시즌 3에서 명확히 설명될 것이다"라며 두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선 "자신보다 소중한 대상을 지키며 살아가는 작지만 단단한 인류애와 연민이 담긴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핑크가드를 맡은 박규영은 극 내내 건조한 모습과 극도로 낮은 목소리 톤을 유지한다. 박규영은 핑크가드 역할에 대해 "제가 이 역할에 부합해서 해야겠다는 것보다 본질적인 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 목소리라던지 외적인 것 말고 감정적으로 이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기에 가장 저 다운 표현들을 가져왔다"라고 밝혔다.

핏기하나 없는 노을의 모습을 위해 박규영은 "노을이 살아온 장면으로 비치지 못했던 부분들을 견뎌내는 사람의 핏기가 다 빠진 건조함의 극한인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뒷부분에 남은 감정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극 중 노을은 북한에 아이를 두고 온 엄마다. 박규영은 그 감정을 어떻게 이해했을까. 그는 "제가 딸이 없으니까, 모성애라고 칭해지지만, 전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채 상실한 채 사는 사람은 어떤 어떤 마음일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소중한 걸 잃은 노을은 모든 걸 뒤로한 채 게임으로 향한다. 아이가 준 토끼 그림을 태우고 게임 합류를 알리는 장면에 대해 그는 "모든 걸 뒤로하고 가지 않으면 그곳에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성기훈이 계단을 내려갈 때 제가 스치듯 지나간다. 제 입장에선 '저 사람 그때 봤던 사람인데'라는 걸 살짝 보여드리려 했다. 노을이 그런 일이 일어난 걸 경험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모든 걸 뒤로한 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게임에 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에 참가한 후 노을은 애매한 위치에 총을 맞은 사람들을 확인 사살한다. 노을의 생각에 장기밀매는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판단이었다고. 박규영은 "노을은 여기 와서 하는 삶에 희망이 없는 사람들을 고통 없이 쉬게 해주는 일이라고 들었을 것이다. 자신마저 사람들과 참가자들이 같은 입장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노을은 저격수라 한 번에 바로 즉사를 하게끔 저격하는 인물이다. 삶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쉬게 해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노을이 북한인임에도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박규영은 " 남한에 온 뒤 시간이 흘렀고, 그 기간이 있었기에 표준어를 구사한다는 설정을 했다. 한국 시청자들이 타깃이다 보니 이질감이 없게 다가가고 싶었다. 그래서 강하게 설정을 넣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톤이 과하게 낮은 것 아니었을까. 이는 황동혁 감독의 요청이었다고. 그는 "감독님이랑 그 톤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결과 그 정도로 낮게, 사람인데 사람 같지 않게 이야기해달라고 하셨다. 적절한 방향일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다. 자연스럽게 툭 치면 나왔다. 저도 지금 보면 되게 낮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규영은 오는 상반기에 공개될 '오징어 게임'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시켰다. 그는 "시즌3에선 흥미로운 게임들이 많이 나온다. 기다려주신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재밌을 것 같다. 시즌2에서 궁금하셨던 부분이 명확히 풀릴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자아냈다.

노을의 활약 여부에 관해선 "노을이 생각하는 신념을 향해 많이 활약을 할 것 같다. 거침없이 움직일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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